언제든 들어오세요
새벽 3시에도 저녁을 먹을 수 있는 한국 편의점은 어떻게 대중문화의 일부가 되었나?
편의점에서 하루를 시작해 본다. 플라스틱 바구니에 얼음컵, 아메리카노 파우치, 참치마요 삼각김밥, 훈제 달걀, 컵 미역국을 담는다. 총 결제금액은 약 10,000원. 3분도 걸리지 않는 짧은 조리 시간 동안, 여러 사람이 가게를 들락거린다. 깔끔하게 진열된 선반 앞에서는 끝없는 선택지를 한참 동안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고, 익숙한 듯이 곧장 상품을 골라 담는 이들도 있다. 편의점 문이 끊임없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에 맞춰, 창가 쪽 자리는 마치 조화롭게 안무를 추듯이 번갈아 가며 자리를 차지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오간다.
하루 중 어느 때든, 편의점을 찾는 발걸음은 끊이지 않는다. 어둠이 깊이 드리워진 그 시간, 동이 트기 전,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상비약을 구하기 위해, 당을 충전하기 위해, 혹은 인스타그램에서 본 인기 간식을 맛보기 위해. 이유가 무엇이든,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환영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 이렇게 우리 삶 속에 편의점이 필수적인 존재로 스며들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2024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매장은 5만 개가 넘는다. 200미터 반경 안에는 편의점이 한두 개씩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약 1,000명당 1개의 점포가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편의점이 우리의 일상에 깊이 뿌리내려 있음을 보여준다. 편의점 대국으로 알려진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의 편의점 밀도는 약 2,000명당 1개의 점포 수 비율로, 일본의 2배를 넘어선다. 도시 거리마다 우후죽순 생겨난 한국 편의점의 발전과 인기 뒤에는 1인 가구의 증가, 촉박한 근무 환경과 여유 없는 일상, 그리고 물가 상승 등 다양한 사회적 요인과 소비문화의 변화가 뒷받침한다. 유통 생태계의 모습을 크게 변화시킨 편의점의 포화 상태에 대응하여, 2018년 한국편의점산업협회를 중심으로 마련된 자율규약은 이러한 편의점 산업의 포화 상태를 조절하고 균형을 맞추는 데 일조했다.
편의점이라는 개념의 시초는 1927년 미국 텍사스주의 ‘사우스랜드’ 얼음 가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네 주민들이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간을 확대하고자 얼음 가게에서 간단한 식료품을 함께 판매하고 오전 7시에서 오후 11시까지 영업시간을 늘렸다. 이렇게 탄생한 ‘세븐일레븐’은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빠르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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